현대인의 가장 큰 건강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암’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체 암의 약 30~50%가 생활 습관 개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고 발표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식습관’은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암 예방 전략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최근 국립암센터와 대한암예방학회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암 예방을 위한 식생활 지식 교과서》를 발간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해당 교과서에서 소개된 암 예방을 위한 식습관 팁을 요약해,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정리해보았습니다.
1. 정제곡물보다 통곡물, 섬유질이 핵심
흰쌀, 흰밀가루처럼 정제된 곡물은 제조 과정에서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이 많이 제거됩니다. 반면, 통곡물은 곡물의 껍질과 배아까지 포함되어 있어 암 예방에 더 유리합니다.
추천 식품: 현미, 귀리, 보리, 통밀빵, 현미떡
통곡물은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대장 내 유해균 억제에도 도움을 주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대장암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2. 적색육·가공육은 피하고, 백색육을 선택하라
소고기와 돼지고기 같은 적색육은 대장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햄, 소시지, 베이컨 같은 가공육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에 포함되어 있어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닭고기, 생선 등 백색육은 암 발생과 관련이 없어 비교적 안전한 단백질 공급원입니다. 단, 생선도 소금에 절이거나 직화구이는 피하고, 찜이나 조림처럼 가공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민물고기는 익혀 먹기, 회는 금물
강이나 호수에서 잡힌 민물고기를 회로 먹는 경우 간혹 보입니다. 하지만 민물고기에는 기생충(간흡충)이 존재할 수 있으며, 이는 담도암과 간암의 직접적 원인이 됩니다. 민물고기는 반드시 익혀 먹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합니다.
4. 채소와 과일, 암 예방의 핵심
채소와 과일은 항산화 성분, 식이섬유, 파이토케미컬 등 항암 성분이 풍부합니다. 다양한 색깔의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면 각기 다른 항산화 작용을 누릴 수 있습니다.
다만, 착즙주스·스무디·말린 과일은 당 함량이 높고, 가공 과정에서 영양소가 손실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능한 한 자연 상태로 씹어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5. 유제품, 대장암과 유방암 예방에 도움
우유, 요구르트, 치즈 등의 유제품은 칼슘과 비타민 D가 풍부하여 대장암 예방 효과가 입증되어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유방암 예방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유산균은 면역력을 높이고 장 건강을 개선하지만, 암 예방 효과에 대한 근거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참고해야 합니다.
6. 커피·녹차, 생각보다 강력한 항암 식품
커피는 간암과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녹차와 차(茶)는 방광암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온도입니다. 65도 이상 뜨거운 음료는 식도암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뜨겁게 마시는 습관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7. 된장과 김치, 과유불급
된장과 김치는 한국인의 대표적인 발효 식품으로, 유익균, 비타민, 미네랄, 유기산 등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염분이 높아 과도한 섭취는 위암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되도록이면 저염 된장, 저염 김치를 선택하고, 국물은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8. 견과류는 좋지만, 열량 과잉 주의
호두, 아몬드, 잣 등 견과류에는 항산화 물질과 건강한 지방이 풍부해 암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고열량 식품이기 때문에 하루 한 줌(약 25g)을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9. 영양제보다 식품으로 섭취하라
암 예방을 목적으로 특정 성분의 고용량 영양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분들이 실제 식품으로 섭취할 때와 동일한 효과를 내지는 않습니다.
가능하면 비타민, 미네랄은 음식으로 섭취하고, 영양제는 보완적인 수단으로 활용하세요.
10. 간헐적 단식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주의 필요
간헐적 단식(IF)은 최근 암 예방과 노화 지연 효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정 시간 동안 공복 상태를 유지하면 인슐린 민감도 개선, 염증 감소, 체중 감소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식이 과도할 경우, 영양 결핍과 면역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니 전문가의 조언 하에 실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11. 스무디·뿌리즙? 효과 근거 부족
버섯 추출물, 각종 식물 뿌리 즙, 블렌더로 만든 스무디 등은 암 예방에 좋다고 알려졌지만, 현재로서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오히려 가공 과정에서 혈당을 높이거나 위장을 자극할 수 있어, 자연 식품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결론: 최고의 암 백신은 ‘식생활 습관’입니다
암은 불치병이 아니라 예방 가능한 질환입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함께, 올바른 식습관만으로도 암의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이 아니라, 내 몸을 위한 ‘예방 식단’을 실천해보세요. 통곡물, 채소, 적절한 유제품과 건강한 단백질. 그리고 과유불급의 철학. 이것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암 백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