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도 시원찮고, 소화도 안 돼…”
나이가 들수록 식사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특히 노년기에는 음식 섭취량이 줄어들면서 영양불균형과 함께 장 건강 문제까지 겪는 경우가 흔합니다.
한양대학교병원 영양팀 진유리 영양사는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식단 구성과 조리법을 조금만 바꿔도 장 건강을 개선하고 소화를 돕는 데 효과적”이라며 다음과 같은 노인 맞춤 식사법을 제안했습니다.
1. 소화가 잘 안 될 땐? 조금씩 자주 먹기
나이가 들면 위장 기능이 떨어져서 많은 양을 한 번에 먹기 어려워집니다. 이럴 때는 식사 중간 중간 간식을 추가해 하루 총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 추천 간식: 바나나, 부드러운 과일, 우유, 되직한 요구르트
- 단백질 섭취: 고기, 생선, 계란, 두부, 콩 등 단백질 반찬을 한두 가지 이상 추가
근육량 유지에도 단백질 섭취는 중요하므로 식사 때마다 신경 써야 합니다.
2. 음식 씹기 어려울 땐? 조리법을 바꾸자
치아가 약해져 단단한 음식 섭취가 어려운 어르신에게는 익히고 부드럽게 조리한 음식이 도움이 됩니다.
- 채소류: 무, 오이, 당근, 미나리 등은 푹 삶거나 볶아 부드럽게
- 미역국: 미역을 충분히 불린 후 잘게 썰어 오래 끓이기
- 과일류: 사과, 배, 감은 채 썰거나 강판에 갈아서 섭취
이처럼 재료의 식감과 질감을 조절해주면 어르신들도 다양한 식품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3. 사레 자주 들릴 땐? 음식의 점도 조절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는 흡인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너무 묽은 액체나 딱딱한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채소: 푹 익혀 으깨거나 다져서 조리
- 과일: 바나나처럼 부드러운 식감의 과일 추천
- 유제품: 되직한 요구르트 형태로 섭취
반면, 우유처럼 묽은 음료는 삼키기 어려운 어르신에게 위험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4. 입이 너무 건조하다면? 신맛과 국물요리 활용
입안 건조는 노년기 식욕 저하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이를 완화하려면 식사에 신맛을 적절히 활용하거나 자작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 신맛: 레몬즙, 식초 등을 이용해 침 분비 유도
- 국물 요리: 고등어조림, 조림류 등 자작한 국물로 식감 보완
단, 짜게 먹지 않도록 간은 최소한으로 조절하고 국물은 많이 마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TIP. 노년기 장 건강을 위한 추천 식단 예시
- 아침: 부드럽게 익힌 계란찜, 으깬 두부, 된장국, 바나나 반 개
- 점심: 조림식 고등어, 푹 익힌 나물, 부드러운 쌀밥, 요거트
- 저녁: 미역국, 다진 닭가슴살볶음, 채소죽, 사과 갈은 것
- 간식: 두유, 삶은 감자, 바나나 또는 찐 고구마
맺음말
노년기에는 소화기관과 씹는 기능이 약화되기 때문에 “잘 먹는 것”보다 “잘 먹게 도와주는 식단”이 더 중요합니다. 조리법을 조금만 바꾸고, 섬세한 식재료 선택을 통해 어르신들도 장 건강을 유지하면서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부모님, 조부모님이 건강하고 즐겁게 식사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작은 관심과 실천이 필요합니다.